2008년 01월 16일
독한 놈


요즘 바쁜 와중에도 꼭 챙겨보는 TV드라마가 있습니다.
바로 M본부의 ‘이산’이 그것입니다. 어차피 드라마이다보니 허구와 과장이 섞여있긴 하지만 극의 긴장감이 팽팽해서 재미있게 보고 있는 중입니다.

드라마가 방영하는 월,화는 평소 야근하던 것도 조금 서둘러 정리하고 퇴근을 합니다. 물론 맥에 TV수신기도 달았겠다 사무실에서 봐도 됩니다만 일단 수신율이 아주 좋은 편이 아니라서 조금씩 끊기는데다, 다 보고 집에 들어가면 너무 늦은것 같아서 아예 조금 일찍 나섭니다.

엊그제도 9시가 조금 넘어 사무실을 나섰습니다.
아직 안자고 있을 아이들을 위해 집근처 마트앞 분식점에 들러 떡볶이와 튀김 몇천원어치를 샀습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니 큰놈은 인사는 하는둥 마는둥 벌써부터 내가 들고 들어간 검은 비닐봉지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습니다.
요즘들어 계속 야근을 하느라 집에서 아이들과 식사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식탁에 둘러 앉아 먹는 모처럼의 간식시간은 작은 즐거움이 묻어납니다.

간식을 먹고 아이들에겐 양치를 하고 자라고 하곤 저는 바로 TV앞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한참 드라마에 빠져 있는데 큰놈 영준이가 화장실에서 뛰어나오면서 외치는 소리에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와! 이빨 뺐다!!”

응? 무슨 소리냐...
영준이의 손엔 작은 앞니 하나가 들려져 있었고, 입가엔 핏자국이 묻어 있었습니다.


이 녀석이 글쎄 화장실에서 저 혼자 앞니를 뽑았던 것입니다.
물론 흔들리고 있었을테니 뽑았겠지요. 하지만 뽑은 자리에서 피가 나오는 모양으로 봐선 아주 심하게 흔들렸던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대게의 경우 심하게 흔들릴 수록 뽑을 때의 고통도 덜하고 피도 덜나오게 마련이니까요.


이제 갓 9살이 된 꼬마녀석이 혼자 이를 뽑다니...
대견하다는 생각보다는 왠지 독한 녀석 만났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ㅡ..ㅡ;;




by 잿빛하늘 | 2008/01/16 10:09 | 나 그리고 우리 | 트랙백 | 덧글(8)
Commented by 여백 at 2008/01/16 16:17
치과가는 공포보다..

혼자 혀바닥으로 손가락으로 흔들어 빼는게..
-,.-"
Commented by 원똘 at 2008/01/16 19:55
전 어릴적에 제가 뺄 용기가 없어서 안방 문손잡이랑 흔들리는 이빨이랑 실로 연결시켜놓고
누군가 문을 확~ 잡아 열기만 기다렸었는데..... (아..이 소심쟁이....ㅡㅡ;;)
10분정도 기다리다 역시 겁이나서 포기해버렸다는... ㅡ,.ㅡ;;;;

그런데 정말 대단하네요.... 보통 애들은 피보면 겁에 질릴텐데... 으으으.....
Commented by 잿빛하늘 at 2008/01/17 12:34
여백/ 그놈은 이미 맹장수술로 수술대위에 올랐다 수술봉합부위에 염증이 생기는 바람에 매일 3시간 간격으로 소독하는 고통도 겪어봤던 놈이라 치과가는 고통쯤은 가벼울 수도 있을 거요. ㅡ..ㅡ

원똘/ 그렇게 기다리는 상황에서 그냥 노크하고 슬며시 연다면... ㅋㅋ
Commented by w at 2008/01/18 17:06
저도 제 이빨은 제가 다 뺐습니다. 흐흐

전 아직 치과에 가본적이..

아. 엑스레이 찍으러 가는거랑 스케일링 한번 해본건 있네요. :]
Commented by 뿐쥐 at 2008/01/22 01:10
장하다 이영준 내가 그랬는데 ((고모 닮았나 ㅎㅎ))오빠두 기억하지 아빠가 이뽑아 주시던 도구 난 그게 무지 싫었거든 그래서 손수 직접 흔들다가 뽑았지 ㅎㅎ
Commented by 국땡이 at 2008/01/22 17:16
영준이의 무덤덤한 표정으 사진이 생각나는데요,, 그런얼굴로 이빨뺏다라고 말했을거같아요~ㅋ
Commented by 잿빛하늘 at 2008/01/23 09:22
w/ 모두 말입니까? 독하시군요. ㅡㅡ;

뿐쥐/ 그래도 넌 10살은 넘어서 그랬던것 같은데?

핑크/ 굉장히 상기된 얼굴이었어요. ㅋ
Commented by 국땡이 at 2008/01/23 17:07
ㅋㅋ 스스로 대견해서 그랬나봐요,,생각해보니 저도 제가뽑아본적이있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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